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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일이 고되고 여유가 없다는 건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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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일이 고되고 여유가 없다는 건 편견"
  • 윤가빈 기자
  • 승인 2014.10.06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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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 30대 젊은 농업인 주덕용씨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 30대 젊은 농업인 주덕용씨

 
군산시 대야면 한 시골마을, 인적조차 드문 이곳에 이제 30대에 접어든 젊은 농사꾼이 있다.

시골에 젊은이들이 모두 떠나 없다고 하지만 주덕용(32)씨는 현재 군산에 터를 잡고 매일 같이 대야로 출근하고 있다.

농사를 짓는 부모님을 따라 일손을 돕던 것이 이젠 주업이 됐다. 농사가 주업이 되기까지 시간도 걸렸다. 부모님은 계속해서 농사를 가업으로 이어주길 원했지만 주씨는 새로운 일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우리의 일상에서 먹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스쳤다. 그러한 생각이 들다보니 친환경 농업에 자연스레 관심이 갔고, 점점 농업인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주 씨는 한 가지 농사만 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벼와 보리농사를 비롯해 소까지 키우고 있다. 하루하루가 빠듯할 것 같지만 또 그렇지도 않다고 답한다.

“많은 사람들이 농사는 고된 일이다, 새벽부터 일해야 한다, 주말이 없다고들 하지만 실제 그렇지 않다”며 “농사일이 모두 기계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생각만큼 체력적으로 고되지는 않다”고 말했다.

주씨의 하루는 소여물을 챙기는 것부터 시작된다. 오전 6시30분 농장으로 출근해 소들의 여름을 챙겨준 뒤 아침을 먹고, 그 후 개인 여가시간을 사진 뒤 오후 4시 또 다시 소여물을 챙긴다.

농번기 철이 아니어서 요즘은 개인시간을 많이 가진다. 그래서 갖게 된 취미가 운동이다.

주씨는 “요즘은 헬스클럽을 매일 같이 다니면서 체력을 기르고 있다”며 “농사를 고된 일로 인식하는 사회적 통념이 잘못됐고, 나를 부러워하는 친구들도 많다”고 말했다.

서울 등 대도시에 상경해 열심히 일해도 방값, 식비, 교통비 등 지출이 상당해 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은 친구들이 상당수인데 자신은 수입 면에서 그 친구들보다 나은 형편이고, 충분한 여가시간도 즐길 수 있으니 훨씬 나은 직업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회사원은 아니지만 아버지의 일을 돕고, 월급을 받고 있다. 그 전에는 금전적인 문제로아버지와 마찰을 빚긴 했지만 어머니가 중재에 나서 이젠 월급제로 일을 하고 있다.

아버지는 주씨에게 용돈 개념으로 비정기적으로 돈을 줬지만 농사를 직업으로 삼은 주씨는 용돈이 아닌 정당한 대가로서 월급을 받기 원했기 때문이다.

가족이 함께하는 사업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이에 어머니가 중재에 나서줬고, 지금은 월급으로 돈을 받게 되면서 서로가 한결 편해진 마음으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농사를 지으면서 쉬운 일만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최근에는 키우던 소 150마리를 50마리로  줄였다. 사료값 등이 너무 올라 적자를 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씨는 “소를 계속해서 늘려나갔지만 도저히 수익을 맞출 수가 없었다”며 “등급을 높여 품질 좋은 소를 조금만 키우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에 과감하게 줄였다”고 말했다.
휑해진 축사를 볼 때마다 마음 한구석도 허전한 느낌이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축사 운영과 더불어 벼농사와 보리농사를 병행하고 있는 주씨는 이들 농사가 나름대로 활로를 찾은 것이라 설명했다.

벼농사만 해서는 수지가 맞지 않아 보리를 통해 순환농법을 실시하고 있다. 보리를 퇴비로 만들어 논에 사용하고 있는 것. 화학비료를 최대한 줄여 가격을 맞추자는 생각에서다. 또한 보리와 볏짚을 배합해 소의 사료로도 사용하고 있다.

남는 보리는 직거래장터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운이 좋게도 친한 후배가 직거래장터를 운영해 그쪽을 통해 판로를 확보했고, 현재는 입소문이 나면서 먼저 연락이 오는 고객들도 많다.

현재는 밭작물인 아로니아 재배도 고려하고 있지만 실행에 있어서는 조심스럽다. 현재 하고 있는 것들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는 부모님의 권유로 시작한 농사에서 이젠 더 큰 꿈을 키우고 있다. 가족들 모두가 함께하는 대농이 목표다.
“가족들이 한 데 모여 같이 농사를 짓는 것이 저의 꿈인데 가능할지는 모르겠어요. 부모님과 함께하다보니 더욱 끈끈한 가족애도 생긴 것 같고, 그러한 부분을 우리 형제들과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윤가빈기자

전라북도 4-H연합회
농업인이라는 직업이 아직도 많은 젊은이들에게는 기피되는 직종 중 하나다. 하지만 생각을 전환해 농사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자 하는 젊은이들도 물론 있다. 그렇게 모인 단체가 4-H연합회다. 만 35세 이하의 젊은 농업인들이 주축이 돼 활동하는 단체로 농가를 견학하거나 새로운 정보를 교류하며 서로를 돕는다. 자유로운 정보 공유의 장이 되다보니 귀농인들을 비롯해 농업이 주업이 아닌 직장인들도 가입돼 있다. 이 같이 농사에 관심을 갖는 모든 이들을 위해 열려있는 것이 특징이다. 14개 시군지부가 있으며, 주덕용씨는 현재 시군지부를 총괄하는 전라북도 4-H연합회 55대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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