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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빵 맛은 손 맛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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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빵 맛은 손 맛이죠"
  • 박해정 기자
  • 승인 2014.08.25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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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프랜차이즈에 밀려 동네 빵집들이 거의 멸종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에 당당하게 맞서 골목상권을 지켜내고 있는 전국 유명 빵집들이 적지 않다.

전북지역에서만도 군산 이성당의 명성은 이미 전국적이고 매출도 대기업 못지않다. 전주의 맘스브레드는 롯데백화점에 입점할 정도로 이미 맛으론 정평이 나있다.

이들보다는 명성이 덜 나있지만 전주에서 빵 맛을 좀 안다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을 타고 성업 중인 동네 빵집이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1가 광진진주아파트 입구 후미진 골목에서 빵굽는 냄새와 환상적인 맛으로 단골들과 마니아층을 대거 구축하고 전주시 골목상권을 호령하는 ‘모차르트 제과’가 그 주인공이다.

33년 제빵 경력의 김정선 대표(50)와 부인 정기님(45)씨가 주인이자 종업원으로 일한다.

모차르트 제과의 대표상품은 월넛브레드와 크림치즈모찌, 애플파이 등이다. 120여종의 빵을 생산하는데 이들 인기 품목은 아침부터 고객들이 줄을 설 정도로 인기가 좋다. 늦은 시간에는 구매를 포기해야 할 정도이다.

모차르트 제과 단골들은 대기업 프랜차이즈는 물론이고 지역의 유명 제과점의 빵맛을 거의 평가하지 않는다. 그만큼 모차르트 빵이 맛있고 특색이 있기 때문이다.

모차르트가 처음부터 인기 있는 빵집이었던 것은 아니다. 김 대표만의 각고의 노력과 고집이 숨어 있다.

정읍 감곡면 출신인 김 대표는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중학교만 졸업한 뒤 친구가 먼저 자리 잡은 부산에서 스위스 제과에 취직한 것이 빵과 인연을 맺은 계기가 됐다.

허드렛일도 마다 않는 성실함과 근면성으로 불과 21세의 나이에 서울로 올라가 제과점을 개업할 정도로 재주가 있었지만 경험 부족으로 실패의 아픔을 맛봐야 했다.

첫 사업실패의 아픔은 청주와 대전 등 전국 유명 빵집에 근무하면서 제빵기술을 더욱 연마하는 계기가 됐고 39세의 나이에 전주시 인후동에 ‘하이밀 제과’를 열었다. 그리고 1997년 지금의 자리로 이전하면서 IMF라는 된서리를 맞았다.

당시 대기업들이 자본력을 앞세워 프랜차이즈 제과점을 골목길까지 개설하면서 동네 빵집들은 하나 둘 문을 닫고 골목상권은 초토화됐다. 김 대표는 나름 좋은 재료로 최고의 빵을 만든다고 자신했지만 늦게까지 영업하고 말끔히 단장한 대기업 브랜드 빵집으로 손님들은 몰렸다.

하루가 다르게 매출이 눈에 띄게 줄어 적자 운영에 허덕였다. 하지만 제빵사 외길 인생의 자존심으로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는 오기로 버텼다. 김 대표의 오기는 새롭게 변신하는 계기가 됐고 전화위복을 만들었다.

일단 재료를 최상으로 사용해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신제품을 개발한다면 승산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신선하고 질 좋은 유기농밀과 천연 발효종, 100% 우유 천연 생크림을 사용하고 가격은 대기업 빵집보다 조금 높게 책정했다.

전국의 유명 빵집은 모두 찾아다니며 고객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찾아 매주 신제품을 내놓았다. 대전 성심당의 튀김 소보루 등 전국적으로 유명한 빵들도 만들어 팔았다. 판매장에 푸짐한 시식용 빵도 내놓았다.

상품별 매출을 분석해 소비자들의 기호도를 평가하고 입맛을 맞추는 특화된 빵을 만들어냈다. 전국에서 최고의 품질과 맛이라는 자부심의 발로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0여평으로 제과점치고는 크지 않은 매장에서 하루에 200만원 가까운 매출을 올린다.

 
그의 손맛은 각종 요리대회를 석권한 것만으로도 충분하게 입증된다. 대구음식박람회에서 설탕공예로 금상을 받았다. 광주빵공예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올해 7월에는 제과기술자들의 꿈인 ‘제과기능장’을 획득했다.

김 대표는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이웃들과 더불어 사는 삶도 적극적이다. 당일 생산 판매를 원칙으로 삼고 있는 김 대표는 그날 팔리지 않은 빵을 수선화라는 자원봉사단체와 연계해 어려운 이웃들에 전달하고 있다. 시니어일자리센터 등에서 제빵 기술을 전수하는 재능기부에도 열심이다.

김 대표는 “원래 빵맛은 손맛이다. 그래서 공장에서 만드는 대기업 빵집이 동네빵집보다 더 잘 되지 않아야 하는데 동네빵집이 그 장점을 살리지 못하다보니 대기업 빵집에 밀렸다”며 “소비자들이 즉석에서 구워내는 동네빵집 빵맛이 좋은 이유를 잘 모른다”고 안타까워했다.

동네빵집은 좋은 기술과 강점을 살려 시설과 서비스를 개선하면 대기업 빵집과 경쟁해도 승산이 충분하다는 것이 김 대표의 지론이다.

김 대표는 수백년을 이어오고 있는 일본의 소바집이나 유럽의 유명 식당을 부러워했다. 음식의 특성 상 막과 품질, 분위기, 서비스 등을 온전하게 전수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대표는 요즘 기분이 좋다. 소비자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도 보람이지만 고3인 둘째 아들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제빵사가 되기로 한 것이다.

김 대표는 “엄마와 손을 잡고 오던 아이들이 커서도 찾을 수 있는 대를 이어 맛을 인정받을 수 있는 빵집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해정기자



모차르트 제과점은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1가 광진진주아파트 상가에 위치해 있다. 골목길이다. 그러나 빵맛만큼은 전국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
연중무휴이며 아침 6시부터 밤 12시까지 문을 연다. 20~30년 경력의 특급 제빵기술자들이 상주하면서 매장에 판매량을 체크하며 생산량을 맞춰준다.
최고 인기상품인 월넛브레드를 비롯 간식용 도넛과 샌드위치, 식빵 등 빵류와 케잌, 아이스크림, 건과자, 쿠키, 캔디, 초콜릿 등 120여 가지나 된다. 전국 유명 빵들을 비롯해 아이템도 다양하다. 푸짐한 시식용 빵도 매력적이다.
고객들의 취향과 기호에 맞춘 다양한 선물세트도 만들어준다.
모차르트 제과점의 강점은 항상 고객들을 먼저 생각하고 존중하며 행동에 옮긴다는 점이다. 골목상권 석권에서 벗어나 전국 유명 빵집으로의 부상이 멀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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