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19 11:14 (금)
산케이(産經) 괴담 감상문
상태바
산케이(産經) 괴담 감상문
  • 전민일보
  • 승인 2014.08.11 10: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상록 농촌지도사

 
미국 레이건(Ronald Reagan)행정부 시절 ‘이란-콘트라 사건(Iran-Contra Scandal)’이 있었다.

미국 정부가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에 납치된 미국인을 구하기 위해 적대국 이란에 무기를 팔고 그 대금으로 니카라과의 콘트라반군을 지원하다 들통 난 사건이다.

미국민 구출과 국익을 위한 일련의 조치가 스캔들로 비화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란에 대한 무기판매 및 테러리스트와의 협상은 미행정부의 공식입장에 위배되는 것이며, 콘트라 반군에 대한 지원은 반군에 대한 일체의 직접적·간접적 지원을 금지한 미국 법률 위반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청문회가 열렸고 여기서 인상 깊은 장면이 나온다.

실질적인 공작 책임자였던 노스(Oliver North) 중령에게 했던 해밀턴(Lee H. Hamilton) 의원의 발언이다. “노스 중령, 나는 당신이 애국자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는다. 당신에게 있어서 애국주의란 아마도 인질을 석방시키고 공산주의에 투쟁하는, 위대한 개인적 용기를 필요로 하는 실천적 행위를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에는 다른 형태의 독특한 애국주의가 있다. 그것은 미국의 민주적 전통에 대한 신념과 법치주의에 대한 깊은 존중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속에 존재한다. 우리의 헌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수 몇 사람의 예외적 노력이 아니라 다수 대중의 신념과 신임, 그리고 행동을 필요로 한다.”

그렇다. 민주주의는대중의 신뢰와 그에 바탕 한실천적 행동이 대전제다. 정직과 소통이 중요한 이유다. 그리고 이것이 충분하지 못할 때 등장하는 것이 이른바 괴담(怪談)이다.

괴담이 횡행하는 사회는 창의적일 수는 있어도 결코 건강하지는 못하다. 그 상상력이 가진 병징(病徵) 때문이다. 그곳에서 진실은 상상하는 사람의 수만큼 존재한다. 그런 점에서 지금 떠도는 각종 괴담은 한국사회의 깊은 불신을 반증하고 있다.

‘대통령을 잃어버린 7시간’, 공교롭게도 그 때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었다. 괴담의 시작이다. 시중 괴담은 조선일보 최보식 칼럼을 통해 공식화 됐다. 그리고 이것을 근거로 산케이의 저급한 상상력이 더해져 가십이 만들어졌다.

산케이는 어떤 신문인가. [월간조선] 1995년 8월호에 “웃음거리가 되는 한국인의 일본 비판”이란 글이 실린 적이 있다. 쓴 사람은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 산케이 신문 서울지국장으로 현재는 퇴임 후 특별기자로 주재하고 있다.

문제는 그의 글이 무례하고 잘못된 역사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누구하나 그에 대해 반박하지 않는다면 선열에 대한 후손의 도리가 아닐뿐더러 한국인의 명예가 훼손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에 대한 반박문을 기고했던 적이 있다.

물론 산케이와 구로다는 그때와 전혀 다르지 않다. 그리고 그들의 행태를 보면서 확인하게 되는 한 가지가 있다. 구로다가 그렇게 신성시하면서 소위 천황(天皇)으로 얘기하는 히로히토(裕仁)를 1급 전범으로 교수대에 세웠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 문제로 돌아와 보자.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가십에 등장하는 삼류 인생으로 만들어 버린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 나는 대통령의 사생활에 관심이 없다. 공인에게도 존중받아야 할 소중한 개인영역이 있고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그 영역이 공적인 부분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그 부분만 투명하게 처리했으면 됐다. 아직도 문제의 본질이 보이지 않는가. 국민의 물음은 간단하다.

세월호가 침몰하는 그 순간 대통령은 어디에 있었는가. 그 시간은 대통령이 사생활을 영위할 시간이 아니었다. 대한민국 국가원수가 일본의 삼류지 가십에 등장하는 것은 대통령 개인이 아니라 한국민에 대한 모욕이다. 산케이 이전에 괴담을 불러온 누군가 그 부분을 책임져야 한다.

대통령은 그 7시간 동안 청와대에 있었다고 한다. 그럼 됐다. 국민이 물었던 것은 대통령의 사생활이 아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신천지예수교 전주교회-전북혈액원, 생명나눔업무 협약식
  • '2024 WYTF 전국유소년태권왕대회'서 실버태권도팀 활약
  • 남경호 목사, 개신교 청년 위한 신앙 어록집 ‘영감톡’ 출간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제이케이코스메틱, 글로벌 B2B 플랫폼 알리바바닷컴과 글로벌 진출 협력계약 체결
  • 맥주집창업 프랜차이즈 '치마이생', 체인점 창업비용 지원 프로모션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