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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을 춘다는 것 자체가 즐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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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을 춘다는 것 자체가 즐거워요"
  • 윤가빈 기자
  • 승인 2014.08.04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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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만난 사람 1. 댄싱퀸 꿈꾸는 군산중앙여고 이윤지 학생

 
지난 6월 Mnet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댄싱9’에 한 여고생이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무대 위에 섰다. 긴장감을 감추려는 듯 발랄한 원피스를 입고 무대 위에 섰지만 표정은 숨길 수 없었다. 심사위원들도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듯 했다.

하지만 음악과 함께 여고생의 몸짓이 시작되자 심사위원들의 눈과 귀는 자신도 모르게 무대를 응시하고 있었다. 빠른 음악인 브루노마스의 ‘Runaway baby’ 음악에 맞춰 시작한 여고생의 스트릿 댄스는 심사위원들을 매료시키기 충분했다.

무대가 끝나자 심사위원들 사이에서는 “물건이다”, “천재소녀”라는 극찬이 쏟아졌다. 그 여고생은 군산중앙여고 이윤지(19) 학생이다. 이 양은 쟁쟁한 참가자들 사이에서 한 단계, 한 단계씩 각 미션들을 통과해 가면서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생방송 진출을 위한 최종 멤버 선발에서 안타깝게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댄서의 뛰어난 기질을 인정받았지만 몇 년간 전문적으로 춤만 춰온 댄서들의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후 일상으로 돌아온 이윤지 학생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군산중앙여고를 찾아 이윤지 학생을 만났다. 이 양은 여전히 춤을 추고 있었고, 춤에 대한 꿈은 더욱 확고해진 모습이었다.

 
최종 멤버 선발에서 아쉽게 탈락한 이 양은 “주어진 기회들이 감사했고, 오히려 후련했다”며 웃어보였다. 학교에서 만난 이 양의 모습은 TV속에서 비춰진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교복을 입고, 머리를 단정히 묶은 모습은 풋풋하고 앳된 영락없는 사춘기 여고생이었다.

“인터뷰 온다고 해서 얼굴에 뭐 좀 발랐어요”라며 수줍게 웃는 모습은 사춘기 여고생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방송 출연으로 유명세를 타지 않느냐라는 질문에는 동네 아주머니들이 많이 알아보신다며 웃음을 보였다.

“케이블 방송이어서 많이 안볼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주고, 인사를 건네 신기해요. 길을 가다가도 이윤지양 아니냐며 먼저 인사해주는 분들이 종종 계세요”  

평소 춤보다는 학업에 충실할 것을 당부했던 이 양의 부모님도 방송출연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자 가장 적극적인 후원자로 돌아섰다고 한다. 그녀는 “부모님도 이젠 적극 나서서 지지해주고, 자랑스러워 해주니 기쁨이 두 배가 됐다”고 말했다.

또한 쟁쟁한 댄서들과 겨뤄 자신의 위치도 알게 됐고, 아직도 배울 것이 많다는 것을 몸소 느끼는 기회도 됐다. 특히나 스트릿 댄스뿐만 아니라 현대무용, 한국무용, 발레, 비보잉, 댄스스포츠 등 다양한 장르의 댄서들을 만나 견문도 넓어졌다고 한다.

“음악을 해석하는 능력과 안무의 구성 등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어요. 또한 같은 장르의 동갑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를 보면서 경쟁심도 느꼈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되는 계기가 됐죠”

‘댄싱9’ 프로그램 안에서 동갑내기 친구가 있었다면, 학교에서는 최고의 춤꾼이 되겠다는 목표를 향해 함께 달려간 또 다른 동갑내기 친구가 있었다. 지난 시즌 댄스스포츠 장르로 참가해 팀의 우승을 이끌었던 소문정양이다.

현재 소문정양은 팀 우승 이후 각종 공연과 대회 준비로 바빠 서울로 전학을 갔다. 이윤지 학생과는 초등학교부터 줄곧 우정을 이어온 오랜 친구라고 한다.

이 양은 “문정이 와는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에요. 문정이를 통해 ‘댄싱9’를 알게 돼 참가하게 됐고, 지금도 연락하고 있어요. 우승까지 거머쥔 문정이가 부럽기도 하지만 장르가 다르고 전 지금 제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라며 당찬 포부를 나타냈다. 

 
이 양은 어릴 적부터 춤을 좋아했지만 전문적으로 춤을 배운지는 이제 1년밖에 되지 않았다. 부모님은 댄서가 되고 싶다는 딸의 꿈을 우려했고, 학업에 치중해 교사나 공무원 등 안정적인 직업을 갖길 희망했다.

부모님의 그런 마음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춤을 그저 취미로만 즐기려 했다. 하지만 그 취미는 어느덧 꿈으로 바뀌었고, 열망은 더욱 커졌다. 고등학교 입학 후 부모님을 끈질기게 설득했고, 마침내 작년 여름부터 전문입시학원에 다닐 수 있게 됐다.

이 양은 학교를 마치고, 곧장 전주에 있는 학원에서 밤 10시가 넘도록 춤 연습을 한다. 이후 집에 오면 자정. 녹초가 될 만하지만 하루하루가 마냥 즐겁단다.

학업과 자신의 꿈인 댄스를 배우는 과정을 병행하는 과정이 힘들기도 하지만 꿈을 이뤄가는 하나의 과정이라는 생각에 전혀 힘들지 않다는 이 양. 꿈을 향한 여고생의 고집이 느껴진다.

이 양은 자신의 진로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현재는 그저 춤을 춘다는 것 자체가 즐겁고 대학 진학 후에 구체적인 진로를 정할 생각이에요. 주위에서는 너무 늦게 시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아직 어리고, 이룰 수 있는 꿈도 많으니까요”

자신의 꿈을 향한 도전의 역사를 하루하루 쌓아가는 이윤지 학생의 열정과 에너지는 언젠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춤꾼의 자리에 올려놓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윤가빈기자


스트릿 댄스, Mnet ‘댄싱9’는?
이윤지 양이 보여준 스트릿 댄스는 힙합 음악이나 강한 비트, 빠른 템포의 흑인 음악에 맞춰 추는 각종 댄스 스타일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비보잉, 팝핑, 락킹, 힙합, 하우스, 크럼핑, 왁킹과 같은 장르를 총칭해 부른다.
스트릿 댄스는 즉흥적인 프리스타일을 통해 표현해 내는 것이 특징이고, 그 요소가 극대화된 것이 배틀 문화다. 유명 스트릿 댄스 대회도 이 배틀 문화를 차용하고 있다.
Mnet ‘댄싱9’ 프로그램 역시 이 같은 배틀 문화를 적용했다고 볼 수 있다. 모든 장르를 불문해 최고의 댄서를 뽑는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예선전을 통과한 참가자들은 두개의 팀으로 나눠져 미션을 통과해야 하고, 각 팀당 최종적으로 9명을 선발해 생방송 경연에 나설 수 있다. 최종 우승팀은 상금 1억을 비롯해 3억 원 규모의 갈라쇼 공연이 제작된다. 우승팀 MVP에게는 1억이 따로 지급된다.
지난 시즌에서 군산중앙여고 소문정양은 최종 우승팀에 속했으며, 이윤지 양은 생방송을 앞둔 최종 멤버 선발전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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