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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는 왜 예술가가 되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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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는 왜 예술가가 되어야 하는가
  • 전민일보
  • 승인 2014.06.20 10: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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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신 전주고등학교 수석교사

 
이 글의 제목은 의대 교수이며 정신과 의사이고 탁월한 교육학자였던 요하임 바우어(Joachim Bauer)의 저서 ‘학교를 칭찬하라’의 3장에서 따온 것입니다.

1998년 4월에 빌 클린턴 대통령으로부터 ‘올해의 교사’상을 받은 필립 비글러(Phillip Bigler)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교사로 살아간다는 것은 영원한 낙관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또한 2009년 타계한 퓰리처 수상 작가 프랭크 맥코트(Frank. McCourt)는 30년간 교사로 일했는데 생전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교사는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 그는 자신만의 스타일과 목소리를 가져야만 한다. 진정한 권위란 불가사의라 할 수 있다. 거기에는 인격, 감수성, 지식, 기분이 혼합되어 있다. 언제 압력을 가해야 하고 언제 그러면 안 되는지에 대한 본능 역시 그에 속한다. 많은 교사들은 위협과 공포심을 수업의 수단으로 이용한다. 그러나 학생의 주의를 끌고 그들이 규율을 따르게 하려면 격려의 말과 영감(inspiration)이 필요하다. 나는 이를 통해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믿는다.”

바우어는 교사는 아이들에 대한 이해심 있는 애정과 지도 사이에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전적으로 옳은 말입니다. 학생들 하나하나를 학습 능력이라는 측면에서만 보는 게 아니라, 무엇보다도 신경생물학적인 유기체인 사람으로 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교사는 문제적 상황이거나 학습의 상황에서 학생이 지닌 장점과 문제점을 인지하고 학생의 동기와 노력, 자세에 의미를 부여할 줄 알아야 합니다.

학생들에게 상처 주거나 그들을 웃음거리로 만들어 아이들이 모욕감을 느끼지 않도록 학생을 이해심 있는 애정으로 대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직감적으로 이해심 있는 애정과 지도 사이에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창의적 결과를 얻어내야 하니, 쉽지 않은 일입니다. 냉소적인 자세로 지도자라는 역할로 무장한 채 학생들을 대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어디로 가야할지 당황해 하고 참담한 심정이 되어 마침내 절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수업이나 학생 지도를 인간적인 측면에서만 고려해야 한다고 하면 교사들은 학생들을 교육의 장(場) 안으로 끌어들이는 데 실패하고 난감해 할 것입니다.

균형과 조화, 열정과 창의, 무엇보다도 애정과 관심의 구현이 교사에게 필요합니다. 그러니 교사는 틀림없는 예술가가 되어야 합니다.

대체로 학교에서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의 경우, 그 모습은 사회와 가정으로부터 많은 상처 속에서 힘겹게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교사는 이러한 아이들에게 학습 동기를 부여할 수 있도록 먼저 관계 맺기와 관계성 회복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여깁니다. 우리 아이들을 통제의 대상으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한없는 자유와 꿈이 가슴 안에 가득 찬 존중 받아야 할 고귀한 사람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학교에 부적응하는 학생을 대하게 될 때 사랑의 관계 맺음을 전제로 명의가 환자를 대하듯, 아픔을 읽어 보고 치유할 방도를 신중히 모색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교육은 기술(skill)이 아니라 관계(relation)입니다.

예술가가 세상을 좋아하고 아름다움을 찾듯, 교사는 학생을 좋아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찾아내야 합니다. 세계적인 배우이자 감독, 작가인 팀 로빈스(Tim Robbins.1958~)는 인류가 진보해온 까닭은 역설적이게도 분별력 있고 책임감 있으며 신중했기 때문이 아니라, 놀기 좋아하고 반항적이며 미성숙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교육현장에서 보는 아이들의 모습이 바로 그렇지 않습니까? 그 아이들 때문에 우리는 진보할 수 있는 거라고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사람은 존재의 의미를 느끼고 자신이 소중하다는 것을 인정받을 때 변화한다고 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학급에서, 수업의 장(場)에서 스스로를 의미 있고 고귀한 존재라고 여길 수 있도록 교사들은 낙관주의자가 되어 예술가적 역량을 발휘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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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정 2015-08-23 15:02:08
정말 인상깊은 내용이었습니다. 꼭 훌륭한 교사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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