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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시각> 아름다운 퇴장의 기회조차 안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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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시각> 아름다운 퇴장의 기회조차 안주나
  • 윤동길 기자
  • 승인 2014.06.20 0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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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낙화’로 유명한 이형기 시인의 대표시의 한 구절이다. 민선 자치단체 교체시기에 제법 어울리는 시구(詩句)라는 생각이 든다. 떠나는 사람에게 아름다운 퇴장의 기회를 주는 것은 하나의 미덕이다.

하지만 민선 6기 송하진 도지사호 출범을 앞두고 가야할 때를 알고 떠나는 이들이 등 떠밀려 나가는 듯 한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어 공직사회에 화자 되고 있다. 김완주 지사의 최측근인 정자영 비서실장을 비롯한 민선5기 핵심 인사들이 줄줄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새로운 민선6기 출범에 앞서 자리를 빗겨주는 것은 자연스러운 관례이다. 그러나 방법론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어차피 떠나려는 사람들인데, 굳이 등 떠밀어 내쫓는 모양새를 만들 필요가 있을까‘. 대체로 이런 반응이다.

송 당선자측은 최근 사직서 종용 논란에 대해 ’사실무근이다‘고 해명했지만, 그 말을 믿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은 분위기이다. 사실 송 당선자 측에서 18일까지 사직서 제출을 직접적으로 종용하지는 않았지만, 메시지는 분명하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사람들이 입성할 수 있도록, 별정·임기제(계약직) 공무원들의 자리에 대한 일종의 사전 정리의 필요성을 전북도에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는 민선6기 출범이전에 사직서를 받으라는 말로 충분히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비위면직 등의 신회조회 일정을 감안해 늦어도 지난 18일까지는 받아야 7월초 송 당선자 측의 새로운 사람들이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 그러나 역대 정권교체 시기와 비교해도 방법론에서 성급했고, 허술했다. 최근 사직서를 제출한 사람은 누가 봐도 그만둘 사람들이었다.

송 당선자는 ‘점진적 변화를 강조하며 점증주의론’을 펼쳤는데, 주변의 측근들은 아무래도 심적으로 급했던 모양이다. 벌써부터 이번 사퇴종용 논란의 중심에 선 A모 핵심인사는 도청 공무원들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실세로 거론될 정도다.

도청 공직사회에서는 민선5기는 물론 4기 때 들어온 하위직 계약직 공무원까지 이른바 ‘살생부 명단’에 올랐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사람 좋기로 당선자의 성품이 익히 알려진 탓인지 실망스러운 반응과 대대적인 정치적 인사태풍을 우려하는 분위기마저 연출되는 등 뒤숭숭해졌다.

출발부터 줄서기마저 우려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어 씁쓸하다.
윤동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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