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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대의 적절한 조화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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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대의 적절한 조화로 재탄생
  • 박상규 기자
  • 승인 2014.05.13 2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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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와 과거가 공존···도심관광정책 이정표 제시

원도심활성화성공사례 - 한옥마을
불과 10여 년 전만해도 전주 한옥마을은 낙후지역으로 손꼽혔다. 전통가옥 보전의 명분하에 각종 규제로 주민들은 항상 불만을 쏟아냈다. 하지만 전주 한옥마을은 전북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거듭났고, 성공적인 구도심 활성화 사례도 제시되고 있다. 한해 500여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전주 한옥마을의 성공 요인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관광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했으며, 新관광계층으로 급부상한 젊은 층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도 주요했다. 민·관의 협치가 있었기에 이 모든 것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500년 스토리를 담은 한옥마을

전주시 구도심인 중앙동과 고사동을 조금만 벗어나면 과거와 현재의 시대적 배경을 모두 품은 전주 한옥마을을 마주 할 수 있다.

돌담과 기와집, 정자 등 조선의 500년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 전주 한옥마을의 풍경이다. 최근 KBS 대하드라마 ‘정도전’의 인기로 이성계의 어진이 모셔진 경기전 등 전주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은 급증했다.

과거, 전주하면 맛과 멋의 고장이라며 다소 상징적인 이미지였으나 최근에는 ‘전주=한옥마을’ 이미지가 구축될 정도다.

전주 한옥마을은 풍남문, 객사, 경기전, 오목대, 이목대, 학인당, 향교, 한벽루 등 조선시대의 문화재들이 집중돼 있어 관광목적 이외의 교육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한옥마을은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는 생활공간과 문화시설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729세대 1534명(남 738, 여 796)이 거주하는 한옥마을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건물형태와 구조, 골목길 등이 보존된 지역이다.

이 때문인지 각박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 싶어 하는 외지인들이 대거 찾고 있다.

■다양한 계층이 함께 어울리다

한옥마을의 관광객이 늘기 시작하면서 초창기에는 가족단위 중심의 관광객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 들어서는 연인 등 젊은 층이 부쩍 늘었다.

주말에는 젊음의 거리를 방불케 할 정도로 젊은 관광객들이 거리를 가득 메운다.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공간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런 점이 한옥마을 성공의 대표적인 요인으로도 손꼽힌다.

도민들에게 있어서도 한옥마을은 대표적 휴식처로 자리매김했다.

지역민들이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이지만, 외지인들에게는 그 자체가 부러워 보이는 듯하다.

한옥마을에서 만난 최민영씨(32·부산시)는 “전주사람들은 너무 좋겠어요. 이렇게 좋은 곳을 언제든지 찾을 수 있어서요”라며 한옥마을의 멋을 한층 치켜세웠다.

지나치게 젊은 층을 겨냥한 상인들의 상술로 한옥마을 본연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한옥마을이 한 단계 성장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일종의 성장통이라는 반론도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외지인에게 한옥마을은 ‘부러움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도심관광의 선도적 성공사례

국내 도심관광은 현대식 건물과 최첨단 시설이 갖춰진 곳을 주 무대로 형성되고 있다.

서울과 부산 등은 중국과 일본인 관광객들이 줄을 잇고 있지만, 이들 관광객의 주 목적은 ‘쇼핑’이다.

전주는 제대로 된 쇼핑몰조차 없는 지역이다.

그럼에도 관광객들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은 전통과 현대의 미를 잘 교차시킨 한옥마을이 있기에 가능했다.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즐비한 유럽의 국가들은 수백 년 된 건물과 시설이 도심을 장식하고, 그 자체가 관광지로서 각광받고 있다.

전통은 불편함과 오랜 된 것으로만 치부되고 있는 한국과 다른 시각에서 도심 관광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전주 한옥마을은 국내 도심관광 정책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전통문화 시설과 거리가 멀게만 생각했던 젊은 층이 한옥마을을 찾고 있다.

한옥마을은 풍부한 볼거리와 함께 다양한 먹거리까지 제공하고 있다.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구도심과 남부시장 재래시장의 맛 집은 주말이면 북새통이다.

한옥마을이라는 관광지가 침체된 구도심 활성화의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

■주민·상인들의 자발적 참여유도


한옥마을이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민·관의 협력이었다.

한옥마을개발위원회를 구성해 시는 개발 청사진을 제시하고 주민들이 직접 개발사업자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전주시는 예산만 지원하고 어떤 곳을 개발할지는 주민들이 스스로 결정했다.

위원회에서 직접 한 채 두 채 지어가며 한옥마을이 바뀌어가는 것을 본 주민들은 시의계획을 믿고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이에 발맞춰 시는 한옥의 신·증축에 최고 5000만원을 지원했다. 또 골목길을 넓히고 전통문화센터, 한옥생활체험관등을 지어 기반을 잡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한옥 마을을 대대적으로 전국에 알렸다. 전통의 가치가 재조명 받는 시대적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응했고, 최근에는 ‘한류열풍’으로 외국인 관광객도 증가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개인과 가족단위 여행객의 증가로 관광객이 늘어났다”며 “자연친화적 여가형태인 웰빙생활 패턴이 확산되고, 대안관광으로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도 한몫했다”고 진단했다.

■한옥마을, 제2단계의 도약필요

전북도와 전주시는 9월부터 한옥마을과 남주시장을 잇는 상설 야시장(금·토요일)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역내 먹거리와 특산품 판매는 물론 다양한 공연, 작품·사진 전시, 문화축제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주 한옥마을이 ‘반짝 흥행’의 우를 범할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미 한옥마을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외래어 간판을 내건 정체불명의 상가가 범람하고, 거리는 값비싼 가격의 카페와 식당이 점령해가고 있다. 일반식당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으로 관광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정체모를 음식과 비위생적인 환경 또한 개선해야할 과제다. 맛과 멋의 도시 전주의 한옥마을에서 ‘진짜 전주 음식’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한옥마을 활성화의 첫 출발부터 그랬듯이 지자체와 상인들이 다시한 번 해법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박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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