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기고
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조용신 전주고등학교 수석교사
전민일보  |  jmib@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4.04.04  10:18:01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우리는 모두 죽는다.

진시황도, 맹상군도, 시이저도, 알렉산더도, 나폴레옹도 모두 죽었다. 그 화려했던 권력과 영광은 어디로 갔는가. 죽음과 함께 사라져 버리고 말았지 않나.

그러나 우리는 죽는다는 사실이 언제나 남의 이야기일 뿐이며, 나에게는 예외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생각하기 싫은 것이고, 기분나쁜 것이며,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을 것이 다. 어찌 꿈과 열정으로 가득 찬 젊은 날에 죽음을 생각할 수 있겠는가? 죽음은 절망적인 것이고 부정적인 것이니 그것은 아예 생각지 말고, 오직 밝은 미래만을 생각하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나 영원히 살 것으로 여기며 더 많은 것을 차지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누리기 위해, 채워지지 않는 욕망으로 번민하며, 뒤도 옆도 돌아보지 않고, 물론 마지막이 오리라는 사실도 까맣게 잊은 채, 허둥지둥 허겁지겁 쫓기듯이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싸운 친구와도 화해할 필요가 없으며, 남을 용서할 필요도, 더군다나 나를 용서할 필요도 없이, 후회도 반성도 없이, 그저 끝없는 욕망만을 채우며, 더욱 강한 자가 되어 더욱 많이 즐기며 떵떵거리고 살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죽음을 보다 철저히 깨닫는 자만이 오히려 한 번뿐인 삶을 더욱 열심히 살아갈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죽음을 피해 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것은 그러니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나의 일인 것이다. <제망매가>에 “生死路ㄴㆍㄴ 예이샤매 저히고”라는 구절은 죽음이 바로 우리 곁에 있음을 자각하고 갖게 되는 두려움을 표현한 것이라 하겠다. “당신은 이제 곧 죽습니다.”죽는다는 사실을 전혀 생각지 않고 지낸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의사의 절망적인 진단을 듣게 되었을 때, 우리의 마음상태는 크게 흔들리고 말리라.

스위스의 정신의학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Elizabeth Kubler-Ross 1926-2004)는 인간이 죽음을 인지하게 되었을 때 나타내는 다섯 단계의 심리 상태를 말한 바있다.

“아니야, 의사의 오진이 틀림없어! 다른 병원엘 가봐야지!-부정(denial).

왜! 하필 내가 그런 나쁜 병에! 내가 얼마나 착하게 살았는데! 꼬박꼬박 불우이웃 헌금도 냈잖아~!- 분노(anger)

그래, 그렇다면 막내가 대학 졸업할때까지만이라도 !- 타협(bargaining)

아~! 아무 말도 하기 싫어....-우울(depression)

그래, 이것이 나의 운명이라면 어쩔 수 없지. 나 떠난 후에 이러이러하게 해주소~!-수용(acceptance)”이 그것인데, 마지막 단계에 이르러 누구든지 죽음을 받아들이고, 평화와 안정을 찾는다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일 것이나,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여기 제시한 다섯 단계를 다 거치기도 전에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말이다. 죽음은 너무도 빠르고, 쉽게, 예기치 않은 상태에서 다가오니까 말이다.

죽음의 힘은 너무도 강렬하여 사랑과 희망과 우리 모두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가고 만다. 그러나 죽음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은 오직 죽음을 자각한 ‘나’라고 말할수 있다.

가장 철저히 죽음을 깨닫는 ‘나’만이 ‘나’의 삶을 소중하게 여기며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살게 될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죽음에 대한 자각이 삶의 소중함을 알게 해 주는 가장 분명한 길이다. 우리는 죽을 것이기 때문에 화해하고 용서해야 하며, 더 잘살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반성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죽을 것이기 때문에 하루하루를 더욱 절실하게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나’는 반드시 죽는다. 오직 한 번뿐(just once)인 인생! 일회성의 삶을 깨닫는 순간, 살아 있음의 고마움과 행복함을 알 것이며,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절감하리라! 무심코 흘려버린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나에게 오는 모든 날들을 마지막 날처럼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하리라! 지혜로운 사람은 인생이란 책장을 함부로 넘기지 않는다.

일찍이 로마의 시인 호레이스(Horace. BC 65~ BC 8)는 말하지 않았던가. “Carpe Diem!”(Seize the day! or Harvest the day!)이라고.

*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뜻의 라틴어이다.
Carpe Diem: 하루를 헛되이 보내지 말라. (바로 그날을 잡아라, 바로 그날을 수확하라.) 

전민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여백
전민일보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동부대로 762  |  대표전화 : 063)249-3000  |  팩스 : 063)247-6116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윤희
제호 : 전민일보  |  등록번호 : 전북 가 00008  |  발행일 : 2003-05-12  |  발행·편집인 : 이용범  |  편집국장 : 박종덕
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