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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주지역범죄피해자지원센터, “당신이 웃는 내일을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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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주지역범죄피해자지원센터, “당신이 웃는 내일을 희망합니다”
  • 임충식 기자
  • 승인 2014.03.18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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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방문하던 날, 따뜻하게 맞아주시던 실장님과 직원분들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진 상처를 치유해주고 덧나지 않도록 헌신해주신 덕분에 악몽 같은 삶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습니다. 다시 희망도 가지게 됐습니다. 저에게 웃음을 되찾아준 전주범죄피해자지원센터 직원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전주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알게 된 것이 저에게 큰 행운인 것 같습니다”

 

친 아버지의 상습적인 성추행을 견뎌야 했던 한 소녀가 전주지역범죄피해자지원센터(이하 전주범피)에 보낸 편지에 담긴 내용이다.  지난 2011년 8월부터 10개월 동안 끔찍한 일을 겪어야 했던 이 소녀(당시 12세)는 매일 우울증과 공포감에 떨며 살아야했다.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엄마를 보며, 학교에 소문이 퍼지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 속에 살아야 했다. 무엇보다 끔찍한 일에 대한 기억이 매일 괴롭혔다. 더 이상 살기 싫다는 생각에 자해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주범피해자지원센터가 손을 내밀면서 소녀의 삶은 바뀌었다. 웃음을 찾았다. 잃어버렸던 희망과 자신감도 가질 수 있게 됐다.


범죄가 발생하면 세간의 관심은 가해자로 맞춰진다. 사람들은 범죄자의 범행수법과 동기 등에만 관심을 갖는다. 그리고 온갖 욕설을 퍼붓는다. 반면 피해자가 겪어야할 고통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은 게 현실이다.


하지만 고통 속에서 생활하는 피해자들의 든든한 지킴이 역할을 하는 곳이 있다. 바로 사)전주지역범죄피해자지원센터(이하 전주범피)다. 전주범피는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좌절과 절망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


홍종길 이사장은 “누구나 범죄피해자가 될 수 있다. 내 가족, 내 친구가 범죄로 인한 상처에 힘겨워할 수도 있다”면서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곳인 바로 우리가 하는 일이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들이 범죄가 발생하기 이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지난해 전주지법(각 지원 포함)에 접수된 형사사건은 8463건(단독 7965건, 합의 498건)이다. 법정에선 피고인만 9618명이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의 피해자도 발생하고 있다는 말이다. 한 건의 범죄는 피해자 뿐 아니라 그 가족들을 정신적, 경제적 고통으로 내몬다. 이 뿐만이 아니다. 수사와 재판과정에서의 인권침해 등 2차 피해까지 입으면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기도 한다.


전주범피는 이러한 상처를 보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홍종길 이사장은 “범죄피해자들이 웃는 내일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 센터가 생각하는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범죄 피해자에게 희망과 용기를

박모씨(여·23)에게 지난해 6월 30일은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날이다. 이날 새벽까지 동영상 강의를 듣고 있었던 박씨는 흉기를 들고 침입한 김모씨(28)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고시원 문을 잠그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독학으로 대학을 다니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정도로 모범적이었던 박씨의 인생은 이 사건으로 인해 산산이 부서졌다. 매일같이 악몽에 시달려야만 했던 박씨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다. 특히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끔찍한 일을 당했던 곳에서 떠날 수 없는 현실은 박씨를 더욱 힘들게 했다.


사건 담당 검사에게 박씨의 딱한 처지를 듣게 된 전주범피는 박씨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심리상담 전문가에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사비용과 학자금을 지원했다. 법정에도 함께 출석했다. 김씨가 보낸 편지로 두려움에 떨고 있는 박씨를 위해 재판부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전주범피는 피해자들에게 다양한 도움을 주고 있다. 1차적으로 경제적인 지원이 눈에 띈다. 실제로 지난해 총 257명의 범죄 피해자이 전주범피의 경제적인 지원을 받았다. 금액으로만 따지면 1억 9000만원에 달한다. 살인이나 살인미수 사건 피해자가 56명에게 7400여만원을 지원했으며, 성폭력 피해자 151명에도 7360여만원을 지원했다. 상해(38명, 3360여만원)와 방화(4명, 700여만원) 사건 피해자들에게도 경제적인 도움을 줬다. 유형별로 보면 생계비나 학자금 등 지원이 1억 2500만원, 치료비 지원이 6400만원이었다.


경제적인 지원 뿐 아니라 심리상담 등의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 민간경호 업체와 연계, 신변보호에 나서고 있으며 법정동행 등을 통해 피해자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전주범피가 실시한 피해상담은 840건에 달했다. 또 69명의 피해자가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줬으며, 법정과 수사기관 동행 등 신변보호 건수도 115건이나 이뤄졌다.


인간적인 유대관계 형성에도 노력하고 있다. 병문안은 기본이고, 영화와 콘서트 관람, 장보기를 통해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돕고 있다. 또 대학생으로 구성된 봉사단과 멘토-멘티 결연식을 통해 지속적인 관심을 쏟고 있다.


이경미 행정실장은 “경제적인 고통은 범죄피해자들이 겪는 가장 1차적인 어려움이다”며 “전주범피는 범죄피해자에게 치료비와 생활비 등을 지원, 피해자와 가족들이 최대한 빠르게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적인 문제 뿐 아니라 범죄피해자가 심리적인 안정을 찾는 게 중요하다”면서 “지속적인 심리상담과 유대관계를 형성을 통해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범죄예방활동에도 앞장.


전주범피는 범죄 피해자 지원은 물론 범죄예방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유관기관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검사와 변호사 등으로 강사진을 구성, 학내에서 무심코 이뤄지고 있는 폭력의 심각성을 학생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3월 초포초등학교를 시작으로 10개 학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또 성범죄 등 4대 사회악 근절을 위해 거리로 나서기도 했다.


홍종길 이사장은 “범죄피해자가 정신적·경제적인 아픔을 이기고 범죄발생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면, 이것이 우리 센터가 할 일이다”면서 “범죄피해자와 진심으로 아픔을 함께하는 센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임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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